테슬라 FSD가 한국에 왔다, 그런데 10대 중 8대는 못 쓴다
생산지와 하드웨어가 가르는 감독형 FSD의 실제 이용 범위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기능 'FSD(감독형)'가 국내 모델3·모델Y로 대상을 넓힌 지 석 달이 넘었다. 이름만 보면 차가 알아서 달리는 기술 같지만, 실제로 이 기능을 켤 수 있는 차는 많지 않다. 2026년 10월 기준으로 정리하면 핵심은 두 가지다. 어디서 만든 차인지, 그리고 어떤 컴퓨터를 달았는지다.
7월, 구형 모델3·모델Y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테슬라코리아는 2026년 7월 10일 'FSD(감독형) v14 라이트'를 국내 차량에 무선 업데이트(OTA)로 순차 배포한다고 밝혔다.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버전이 풀린 시장이다. 대상은 미국 공장에서 생산돼 국내에 판매된 모델3와 모델Y 가운데, 3세대 FSD 컴퓨터(HW3)를 달고 FSD가 활성화된 차량이다.
v14 라이트는 최신 FSD v14를 구형 하드웨어에 맞게 가볍게 다듬은 버전이다. 테슬라 설명에 따르면 주차 공간에서 출발해 도심과 고속도로를 달리고, 회전·차선 변경·합류, 신호등과 보행자 대응, 목적지 주차까지 한 흐름으로 보조한다. 최신 하드웨어(HW4)용 v14를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구형 컴퓨터와 카메라 사양에 맞춰 신경망을 줄인 별도 버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테슬라는 불필요한 급제동과 어색한 조향을 줄였고, 교통 흐름에 맞춰 주행 성향을 고르는 속도 프로필도 넣었다고 설명했다. 출시 5년 안팎의 차량도 새 보조 기능을 쓸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업데이트로 국내 FSD 지원 차종은 기존 모델S·모델X·사이버트럭을 더해 5종이 됐다.
걸림돌은 '중국산'이라는 생산지
문제는 국내에 굴러다니는 테슬라 대부분이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산 차량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 안전기준을 인정받는 길이 있지만, 중국 공장에서 만든 차량은 FSD에 대한 국내 인증을 따로 받지 않아 제외됐다. 국내 판매 모델Y는 2023년, 모델3는 2024년부터 중국산으로 바뀌었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8월 기준 국내 운행 중인 테슬라 22만9311대 가운데 FSD를 쓸 수 있는 차는 4만7458대(20.7%)였다. 대략 10대 중 8대는 기능을 켤 수 없다는 뜻이다.
차종별 격차도 크다. 모델Y는 16만450대가 운행 중이지만 FSD 가능 차량은 1만5364대(9.6%)에 그쳤다. 2024~2026년식 모델Y 12만4666대가 불가 차량으로 분류됐다. 미국산 비중이 높았던 모델3는 5만9184대 중 2만3744대(40.1%)가 가능 차량으로 집계됐다. 미국산이라도 컴퓨터 사양, 연식, 트림에 따라 지원 여부가 갈리고, FSD를 따로 구매하거나 구독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는다.
'완전'이 아니라 '감독형'
이름에 '풀 셀프 드라이빙'이 들어가지만 현재 기능은 자율주행 단계 구분상 레벨2, 즉 운전자 보조에 해당한다. 테슬라 스스로도 시스템이 모든 장애물이나 도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운전자는 계속 전방을 보고, 언제든 직접 조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사고가 나면 책임 역시 원칙적으로 운전자에게 있다.
결국 중국산 차량에 대한 국내 인증이 이뤄지느냐가 이용 범위를 가를 변수다. 다만 2026년 10월 기준으로 중국산 모델에 대한 적용 일정은 공식 발표로 확인되지 않는다. 인증이 나더라도 실제 지원 범위는 차량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정에 따라 다시 달라질 수 있다.
FSD를 기대하고 테슬라를 살펴보는 소비자라면 차량의 생산지와 탑재 컴퓨터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같은 이름의 차라도 쓸 수 있는 기능은 전혀 다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