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맛집 찾고 열선 켜는 차, 플레오스 커넥트가 바꾸는 것
그랜저에서 신형 투싼까지, 현대차그룹 SDV 첫 결과물과 남은 질문들

차를 산 뒤에도 기능이 계속 바뀌는 시대가 국산차에도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의 첫 결과물로 내놓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가 2026년 들어 그랜저에 이어 신형 투싼으로 탑재 범위를 넓히고 있다. 2026년 10월 기준으로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을 더 지켜봐야 하는지 정리했다.
SDV는 차의 성능과 기능을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결정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휴대전화가 운영체제 업데이트로 새 기능을 얻듯, 차도 정비소에 가지 않고 무선으로 기능을 내려받는 구조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판매 이후에도 고객과 접점을 이어 갈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차를 더 오래 새롭게 쓸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스마트폰처럼 쓰는 차 화면
플레오스 커넥트는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계열사 포티투닷이 개발했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4월 말 미디어 행사에서 이를 공개했고, 5월 출시된 '더 뉴 그랜저'에 처음 넣었다.
화면 구성은 휴대전화에 가깝다. 큰 중앙 디스플레이를 주행 정보, 앱, 하단 바로 나눠 여러 앱을 동시에 띄울 수 있고, 운전석 앞 얇은 디스플레이에는 속도와 길 안내 같은 핵심 정보만 담았다. 차 안에서 바로 앱을 내려받는 앱 마켓도 열었다. 초기에는 네이버 서비스,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이 들어갔고, 외부 개발자를 위한 개발 플랫폼 '플레오스 플레이그라운드'도 함께 공개됐다.
대화를 기억하는 음성 비서 '글레오 AI'
변화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 음성 비서 '글레오 AI'다. 기존 음성 인식이 정해진 명령어를 알아듣는 수준이었다면, 글레오는 앞선 대화의 맥락을 이어 간다. 목적지를 정한 뒤 "거기 주차 가능해?"라고 물으면 '거기'가 어디인지 이해하고 답하는 식이다. 여러 요청을 한 문장에 담아도 순서대로 처리하고, 어느 좌석에서 말했는지 구분해 해당 좌석의 기능만 조절한다.
10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처음 공개된 5세대 신형 투싼은 플레오스 커넥트를 단 현대차의 첫 SUV다. 시연에서는 근처 버거 가게를 찾아 길 안내를 시작하고, 실내 온도 설정과 시트 열선 작동을 한 번의 요청으로 처리하는 장면이 소개됐다. 출고 이후에도 무선 업데이트(OTA)로 기능을 더하거나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SDV의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약 2000만 대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화면이 커질수록 따라붙는 질문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첫째는 운전 중 주의 분산이다. 유럽의 신차 안전도 평가 기관 유로 NCAP은 2026년 평가부터 방향지시등, 와이퍼, 비상등, 경적, 긴급 호출 같은 핵심 기능을 물리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는지를 점수에 반영하고 있다. 플레오스 커넥트도 스티어링 휠과 화면 아래에 물리 버튼을 남겨 두었는데, 터치 위주 설계에 대한 업계 전반의 고민이 반영된 셈이다.
둘째는 데이터다. 대화형 비서와 커넥티드 서비스는 위치, 음성, 이용 기록을 바탕으로 작동한다. 현대차는 국가별 규정에 따라 데이터를 나눠 관리하고, 서비스에 필요한 범위 안에서만 수집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국가별·사양별로 인식 범위와 지원 기능, 언어가 다르다는 점도 함께 밝혔다.
셋째는 '업데이트되는 차'의 기준이다. 어떤 기능이 얼마 동안, 어떤 조건으로 제공되는지는 아직 차종과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차를 고를 때 하드웨어 사양만큼 소프트웨어 지원 범위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