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내연기관 퇴출' 흔들리는 유럽, 의회 첫 관문 통과

유럽의회 산업·교통위원회가 신차 CO₂ 규제 완화안을 가결했다. 100% 감축 목표는 95%로, 친환경 철강을 쓰면 87.5%까지

사진: Diliff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2035년부터 휘발유·경유차 신차 판매를 사실상 끝내겠다던 유럽연합(EU)의 계획이 수정 절차의 첫 관문을 넘었다. 유럽의회 산업위원회와 교통위원회는 2026년 10월 22일 신차 이산화탄소(CO₂) 배출 규제를 완화하는 타협안을 각각 가결했다. 최종 확정까지는 아직 단계가 남았지만, 유럽 자동차 산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신호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무엇이 바뀌나

현행 규정은 2035년부터 완성차 업체가 판매하는 신차의 평균 CO₂ 배출량을 2021년 대비 100% 줄이도록 하고 있다. 배출가스가 나오는 차는 사실상 팔 수 없게 되는 구조다.

이번에 위원회를 통과한 타협안은 2035년 감축 목표를 95%로 낮췄다. 여기에 유럽에서 생산한 친환경 철강을 차량에 쓰면 감축 의무를 7.5%포인트 더 덜어주는 장치를 넣었다. 업체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경우 2035년 감축 목표는 87.5%까지 내려간다. 목표가 100%에서 내려오는 만큼, 2035년 이후에도 하이브리드나 일부 내연기관 차량이 시장에 남을 여지가 생긴다.

집행위 원안보다 엄격하지만 유연한

이번 논의의 출발점은 EU 집행위원회가 2025년 12월 내놓은 '자동차 패키지'다. 집행위는 2035년 감축 목표를 2021년 대비 90%로 낮추는 안을 제안했다. 이는 신차 평균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0g/km가 아닌 11g/km 수준이다.

위원회 가결안은 기본 목표를 95%로 잡아 집행위 원안보다 엄격하다. 다만 친환경 철강 크레딧을 모두 활용하면 87.5%까지 내려가, 이 경우에는 원안보다 완화된 결과가 된다. 타협안은 유럽의회 내 중도우파 국민당(EPP),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 자유주의 성향 리뉴유럽(Renew) 협상단이 함께 마련했다.

표결 결과는 산업위원회에서 찬성 49표, 반대 27표, 기권 5표였다. 교통위원회에서도 찬성 27표, 반대 18표로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남은 절차와 업계의 시선

위원회 통과가 곧 확정은 아니다. 다음 단계로 환경위원회가 11월 초 표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본회의 표결은 12월이 유력하다. 이후 회원국 대표로 구성된 이사회와의 협상을 거쳐야 최종 법안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수치와 세부 조건이 다시 바뀔 수 있다.

규제 완화를 둘러싼 의회 안의 시각도 하나로 모이지 않았다. 두 위원회 모두 반대표가 적지 않게 나왔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목표를 얼마나 낮출지, 철강이나 연료 같은 대체 수단을 어디까지 인정할지는 본회의와 이사회 협상에서도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업계에 주는 의미

EU는 한국 자동차 수출의 핵심 시장 가운데 하나다. 산업통상부 집계로 2026년 9월 한 달 대EU 자동차 수출액은 11억 5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5.3% 늘었다. 2035년 이후에도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허용되는 방향으로 규제가 정리된다면, 전기차 중심으로 짜인 수출 전략에도 일정한 조정 여지가 생긴다. 최종안이 확정되는 연말까지 유럽 의회의 표결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26년 10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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