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불어야 시동 걸린다, 상습 음주운전자 '방지장치 면허' 시작
5년 안에 두 번 이상 음주운전으로 면허를 잃은 사람은 이제 방지장치를 단 차만 몰 수 있다

술을 마신 상태로는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 상습 음주운전자에게 이런 차만 운전하도록 하는 '음주운전 방지장치 부착 조건부 면허'가 2026년 10월 하순부터 실제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경남경찰청은 10월 24일 본격 시행을 안내했고, 첫 조건부 면허는 25일부터 발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벌을 넘어 재범 자체를 물리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다.
2년 전 바뀐 법, 왜 지금 시작되나
방지장치 의무화를 담은 개정 도로교통법은 2024년 10월 25일 이미 시행됐다. 그런데도 실제 적용이 이제야 시작되는 것은 제도의 구조 때문이다. 조건부 면허는 대상자가 면허 결격 기간을 마치고 다시 면허를 받을 때부터 적용된다. 법 시행 이후 적발돼 최소 2년의 결격 기간을 채운 첫 대상자가 이 시점에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대상은 최근 5년 안에 음주 관련 위반으로 두 번 이상 면허가 취소된 사람이다. 이들은 결격 기간이 끝나도 일반 면허를 받을 수 없고, 특별교통안전교육 이수와 조건부 면허 취득, 차량에 장치 설치, 한국도로교통공단 등록을 차례로 거쳐야 한다. 장치를 달아야 하는 기간은 결격 기간과 같은 2~5년이다.
장치는 어떻게 작동하나
운전자는 시동을 걸기 전 차에 설치된 장치에 숨을 불어 넣어야 한다. 센서가 호흡 속 알코올을 감지해 기준치를 넘으면 시동 회로를 끊는다. 보도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에서 시동이 차단되고, 얼굴 인식 카메라로 실제 면허 소지자가 숨을 불었는지도 확인한다. 기존 음주 단속이 사후 적발이라면, 방지장치는 운전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막는 방식이다.
어기면 어떻게 되나
조건부 면허 소지자는 장치가 제대로 설치된 차량만 운전할 수 있다. 장치 없는 차를 몰거나 다른 사람이 대신 숨을 불어 시동을 걸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면허도 다시 취소된다. 대신 숨을 불어준 사람도 같은 처벌을 받는다. 센서를 떼어내거나 배선을 손대는 등 장치를 고의로 해체·조작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이 더 무겁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음주운전을 "한번의 실수가 아닌 중대한 범죄"라고 규정했다. 경찰은 제도 초기 혼선을 줄이기 위해 대상자 안내와 홍보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비용과 실효성 논란
장치 구입과 설치 비용은 200만~3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고, 비용은 운전자가 부담한다. 월 10만 원 안팎의 대여 방식도 거론된다. 생계를 위해 차가 필요한 대상자에게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과 함께, 인증 장치 보급과 관리 체계가 충분히 준비됐는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제도 도입의 배경은 분명하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약 10만 5000명 가운데 44% 정도가 이전에도 적발된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재범을 줄이는 데 이 장치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대상자가 늘어나는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확인될 전망이다.
음주 외에 약물 운전에 대한 관리도 강화됐다. 2026년 4월부터 약물 운전 처벌 상한이 징역 5년 또는 벌금 2000만 원으로 높아졌고, 경찰의 약물 검사를 거부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2026년 10월 기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