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빠진 BYD, 새로 들어온 지커…중국 전기차의 한국 시험대

보조금 없이도 팔릴까. 2026년 하반기, 중국 브랜드들이 가격표 하나로 한국 소비자 앞에 섰다.

사진: JustAnotherCarDesigner / Wikimedia Commons (CC0)

중국 전기차 브랜드에게 2026년 하반기 한국 시장은 일종의 실험실이 됐다. 한 브랜드는 정부 보조금을 잃은 채 판매를 이어가고 있고, 다른 브랜드는 보조금 없이 첫 차를 내놨다. 두 회사의 행보는 '가격 경쟁력'이라는 중국 전기차의 강점이 보조금 없이도 통하는지를 보여 주는 시험대다.

BYD, 국내 기여도 평가에서 탈락

정부는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는 제조·수입사를 따로 평가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6월 30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35개 신청 건 가운데 27곳이 기준을 넘었다. 평가 항목은 기술개발 역량, 공급망 기여도, 환경정책 대응, 사후관리 지속성, 안전관리 등 다섯 가지이며, 이 가운데 공급망 기여도의 배점이 40점으로 가장 컸다. 3월 초안에서 80점이던 통과선은 수입차 업계의 반발 끝에 60점으로 내려갔다.

승용 부문 후보 가운데 탈락한 곳은 BYD뿐이었다. 한국 내 생산, 고용, 부품 산업과의 연결 고리를 따지는 공급망 항목에서 점수가 크게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7월 1일 이후 접수된 BYD 차량은 국비와 지방비 보조금을 모두 받지 못하게 됐다. BYD는 정부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소비자가 합리적인 조건으로 차를 살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판매는 꺾였다가 다시 반등

충격은 곧바로 나타났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집계에서 BYD의 7월 등록은 2846대로 6월보다 38.8% 줄었다. 가장 저렴한 모델인 돌핀이 55.3% 급감한 반면, 씨라이언 7은 5.1% 감소에 그쳐 차급에 따라 타격이 달랐다. BYD는 7~8월 보조금에 상응하는 금액을 자체 프로모션으로 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에는 숫자가 다시 올라섰다. BYD는 2614대를 등록해 1년 전보다 두 배 넘게 늘었고 수입 브랜드 4위를 지켰다. 보조금 공백을 자체 할인으로 메우는 전략이 일단은 판매를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 방식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지커, 보조금 없이 최상위 트림부터

지리그룹 산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는 첫 모델 7X를 들고 한국에 들어왔다. 중형 전기 SUV로, 트림별 가격은 프로 5299만 원, 맥스 5999만 원, 울트라 6999만 원이다. 울트라에는 100kWh NCM 배터리가, 프로와 맥스에는 75kWh LFP 배터리가 들어간다.

출발은 순탄하지 않았다. 6월 사전예약을 시작했지만 국내 인증 절차가 길어지면서 인도가 여러 차례 미뤄졌다. 결국 10월 하순 고객 인도가 시작됐고, 10월 22일에는 부산에서 영남권 첫 인도 행사가 열렸다. 사전예약은 2000대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눈여겨볼 점은 보조금 없이 판매를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지커는 울트라 트림을 먼저 내놓고, 프로와 맥스는 내년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에 필요한 친환경차 요건을 갖춰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 따져 볼 것

2026년 10월 기준, 중국 브랜드 전기차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차값만이 아니라 실제 구매가를 비교해야 한다. 보조금 대상 여부, 자체 프로모션 조건과 기간, 전시장과 정비 거점 수, 향후 중고차 가치까지 함께 살펴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다. 한국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이 80%를 넘는 지금, 국적보다 조건을 보는 눈이 더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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