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기차 보조금 43만 대분, 예산은 늘고 문턱은 높아진다

2027년 정부 예산안에 무공해차 보급 2조1403억 원이 편성됐다. 지원 물량은 늘지만 가격 기준과 세제 혜택은 달라진다.

사진: Immanuelle / Wikimedia Commons (CC BY 4.0)

내년 전기차 구매보조금의 큰 틀이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26년 9월 1일 공개한 2027년 예산안에서 무공해차 보급 사업에는 2조1403억 원이 배정됐다. 올해 1조6114억 원보다 32.8% 많은 금액으로,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다만 2026년 10월 기준 이 숫자는 아직 '안'이다. 국회 심의를 거쳐 12월에 확정되고, 차종별 실제 지원 단가는 연말께 따로 발표될 예정이다.

30만 대에서 43만 대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물량이다. 보조금 지원 대상이 올해 약 30만 대에서 내년 약 43만 대로 늘어난다. 보도된 차종별 계획을 보면 승용차가 36만8160대로 41.6% 늘고, 화물차는 6만1000대로 70% 넘게 증가한다. 승합차는 4500대 수준이며, 전기 이륜차는 약 2만 대로 올해와 비슷하다.

정부는 보조금을 받지 않는 차량까지 합하면 내년 전기차 신규 보급이 50만 대를 넘을 것으로 본다. 올해는 7월에 누적 보급이 20만 대를 넘어섰고, 연말까지 35만 대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용 차량에도 '전환지원금'

올해 처음 도입된 전환지원금은 내년에 범위가 넓어진다. 내연기관차를 처분하고 전기차를 사는 경우 얹어 주는 이 지원금을 택시 등 영업용 차량에도 적용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배달용 전기 이륜차에 대한 추가 지원 비율은 10%에서 50%로 올라간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이륜차 한 대당 지원액은 대략 160만~230만 원 범위가 된다.

반면 소형 전기화물차의 대당 단가는 800만 원으로 낮아진다. 단가를 줄이는 대신 지원 대수를 늘리는 쪽을 택한 셈이다. 무공해 농업기계 시범 지원도 새로 생긴다.

소비자가 챙겨야 할 변화 두 가지

물량이 늘어난다고 모든 차의 보조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가격 기준이 바뀐다. 올해 1월 정부가 예고한 대로 2027년부터는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승용차 가격 상한이 5300만 원 미만에서 5000만 원 미만으로 내려간다. 50%를 받는 구간의 상한도 85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낮아진다. 지금 5000만 원대 초반에 팔리는 모델이라면 내년에는 지원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세제 혜택도 줄어든다. 전기 승용차에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감면 한도는 내년에 3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브리핑에서 줄어드는 세제 혜택분을 보조금 쪽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영향을 받는 것은 주로 차값이 5500만 원을 넘는 모델이다.

충전기는 '개수'보다 '품질'

충전 인프라 예산은 늘지 않았다. 정부는 국내 충전기가 약 53만 기로 전기차 두 대당 한 기꼴이라 양적으로는 부족하지 않다고 보고, 내년에는 공공시설 급속충전기 확충과 양방향 충전(V2G) 같은 품질 개선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2025년 충전 인프라 예산 집행률이 60% 수준에 그쳤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정리하면 내년은 보조금을 받는 차는 많아지지만, 비싼 차와 고가 트림에 대한 혜택은 좁아지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구매 시점을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연말 발표될 차종별 단가와 지자체 공고를 확인한 뒤 판단하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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